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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Wellness
2026-01-12
2016년,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324명의 일란성 쌍둥이를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같은 DNA를 가지고,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 자매들이었지만, 70대에 촬영한 뇌 MRI 사진은 전혀 달랐습니다.
한 쪽 자매의 뇌에서는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가 건강하게 유지되어 있었고, 사고력을 담당하는 회백질도 또래 평균보다 풍부했습니다. 반면 다른 쪽 자매는 뇌실(뇌 속 빈 공간)이 26%나 더 커져 있었고, 전반적인 뇌 위축이 관찰되었습니다.
유전적으로 동일한 두 사람에게서 이런 차이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구자들이 찾아낸 답은 의외로 명확했습니다. 다리 근력의 차이였습니다. 뇌가 더 건강했던 쪽은 수십 년간 꾸준히 하체 운동을 해왔고, 다른 쪽은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었습니다.
💬 이 콘텐츠는 미국의 자연의학 전문가 Dr. Blake Livingood(@drlivingood)의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영감을 받아, 원 연구를 검증하고 한국 독자들을 위해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군은 바로 하체에 모여 있습니다. 다리를 사용할 때마다 심장은 평소보다 더 많은 혈액을 전신으로 보냅니다. 그 혈액은 중력을 거슬러 뇌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뇌는 체중의 2%에 불과하지만, 심장이 내보내는 혈액의 약 20%를 사용하는 고에너지 기관입니다. 혈류 공급이 줄어들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곳이 바로 뇌인 이유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단순히 혈류량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다리 근육이 수축할 때 마이오카인(myokines)이라는 물질이 분비됩니다. 이 물질들은 혈액을 타고 뇌로 이동해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의 생성을 촉진합니다.
BDNF는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 시냅스 연결을 돕는 일종의 '뇌 영양제’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하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BDNF 수치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리하면:
● 하체 운동 → 심박출량 증가 → 뇌 혈류 개선
● 근육 수축 → 마이오카인 분비 → BDNF 증가
● 장기적 반복 → 신경세포 보호 → 인지기능 유지
전문 장비 없이 지금 당장 당신의 하체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이 있습니다.
방법:
팔걸이가 없는 의자에 앉습니다
팔짱을 끼거나 가슴에 손을 올립니다
손의 도움 없이 5번 일어섰다 앉기를 반복합니다
가능한 한 빠르게 수행합니다
결과 해석:
● 12초 이하: 양호한 수준
● 12~15초: 주의가 필요한 구간
● 15초 초과: 하체 근력 저하 신호
이 테스트는 물리치료 및 재활의학 분야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표준화된 평가 도구입니다. 15초를 넘었다고 해서 당장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부터 관리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50대 이상이라면 3개월마다 이 테스트를 반복해보세요. 수행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면, 그때가 바로 생활습관을 점검해야 할 시점입니다.

"하루 30초만 운동하면 뇌가 젊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 주장은 반은 맞고, 반은 불완전합니다.
짧은 시간의 운동도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 연구들은 이른바 '마이크로 워크아웃(micro-workout)'의 효과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 30분마다 2분씩 가볍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대사 개선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 일 6분의 고강도 운동을 4주간 지속하자 근력과 삶의 질이 향상되었습니다
● 30초 운동은 습관 형성의 출발점으로서 심리적 저항을 낮춥니다
뇌 구조가 실제로 변화하려면—해마 용적이 증가하고, 회백질이 보존되려면—훨씬 더 긴 시간과 일관된 노력이 필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스포츠의학회(ACSM)가 제시하는 최소 권장량은:
● 주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활동
●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
킹스 칼리지 쌍둥이 연구에서 뇌가 더 건강했던 쪽은 “수십 년간” 꾸준히 활동했습니다. 30초가 아니라 수천 시간의 누적이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이론을 아는 것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다릅니다. 단계별로 접근하면 지속 가능한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목표는 운동 효과가 아니라 루틴 형성입니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 아침 세수 후 제자리 스쿼트 30초, 또는
● 점심 식사 전 계단 오르기 30초, 또는
● 저녁 양치 후 벽 짚고 런지 30초
스마트폰 알람을 활용하세요. 2주간 반복하면 뇌에서 습관관 회로가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30초가 자연스럽게 느껴진다면, 이제 실질적 효과를 낼 차례입니다.
3가지 동작 × 각 1분:
● 스쿼트 1분 (천천히, 정확한 자세로)
● 런지 1분 (양쪽 다리 교대로)
● 계단 오르기 또는 제자리 무릎 들기 1분
숨이 약간 차고 땀이 살짝 나는 정도가 적절합니다. 너무 편하다면 강도가 부족한 것이고,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면 과한 것입니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주간 목표 설정:
● 주 5일, 하루 30분 걷기 (출퇴근 시간, 산책, 반려동물 산책 활용)
● 주 2~3회, 10분 하체 집중 운동 (스쿼트, 런지, 계단)
60세에 이 습관을 시작해 70세까지 10년간 유지한다면, 그것이 바로 쌍둥이 연구에서 관찰된 차이를 만드는 시간입니다.

뇌 건강은 단일 요인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킹스 칼리지 연구에서도 운동 외에 여러 요인이 함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 건강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 수면: 뇌의 청소 시스템(glymphatic system)은 깊은 수면 중에 활성화됩니다
● 영양: 포화지방 섭취량과 인지기능 간 상관관계가 확인되었습니다
● 사회적 관계: 사회적 고립은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인지 활동: 새로운 것을 배우는 행위 자체가 신경가소성을 촉진합니다
● 스트레스 관리: 만성 스트레스는 해마를 직접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하체 운동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까지 연구된 요인들 중 가장 강력한 단일 변수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합니다.
같은 DNA를 가진 일란성 쌍둥이도 생활방식에 따라 70대 뇌 건강에서 10년 이상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는 우리가 선택하고 실천하는 습관이 유전적 요인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30초로 시작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완벽한 시작점입니다. 다만, 그 30초가 3분이 되고, 결국 평생의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점진적 증가와 장기 지속, 이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
50대, 60대, 심지어 70대에 시작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60대 이후 운동을 시작한 그룹에서도 뇌 용적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사실은 가장 빠른 때입니다.

15초 테스트를 해보셨나요? 결과가 어떻든, 중요한 건 오늘부터 무엇을 할 것인가입니다.
당신이 오늘 선택하는 30초가 내일의 31초가 되고, 그것이 모여 10년 후 뇌 MRI 사진을 결정합니다.
선택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이미 더 나은 선택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늘 30초로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 Steves CJ, et al. (2016). Kicking back cognitive ageing: leg power predicts cognitive ageing after ten years in older female twins. Gerontology, 62(2):138-149.
● Erickson KI, et al. (2011). Exercise training increases size of hippocampus and improves memory. PNAS, 108(7):3017-3022.
● Five Times Sit-to-Stand Test - Shirley Ryan AbilityLab Rehabilitation Measures Database
● 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2022). Physical activity and sedentary behavior research.
이 글은 미국의 자연의학 및 카이로프랙틱 전문가인 Dr. Blake Livingood(@drlivingood)의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다룬 쌍둥이 연구 내용을 접하고, 원 연구 논문과 관련 과학 문헌을 직접 검증한 후 한국 독자들을 위해 재구성한 것입니다. Dr. Livingood는 Livingood Daily 창립자이자 4권의 베스트셀러 저자로, 일반인들이 스스로 건강 솔루션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 사항]
이 글은 동료 심사를 거친 과학 연구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 기저 질환, 신체 조건에 따라 적절한 운동 방법은 다를 수 있습니다. 무릎이나 고관절에 문제가 있거나, 심혈관 질환 이력이 있다면 운동 시작 전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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