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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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Wellness
2025-11-12
매일 매일 운동을 열심히하는데, 건강 지표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운동은 열심히 하는데 왜일까요?
혹시 고객들이 운동 하는 시간외에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는 ‘처방’하고 계시나요?
좋은 운동을 처방하고 지도 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하루 중 운동하지 않는 나머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는 것입니다.

한국인, 세계에서 가장 많이 앉습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한국 성인은 하루 평균 9시간을 앉아서 보냅니다(2023년 기준).
5년 전보다 40분 늘었습니다. 미국인 7.7시간보다 훨씬 길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계산해보겠습니다. 수면 8시간을 제외하면 깨어있는 시간은 16시간입니다.
그중 9시간을 앉아있다는 건, 하루의 56%를 의자에 묶여있다는 뜻입니다.
출퇴근 지하철, 사무실 책상, 집 소파까지 더하면 실제로는 더 길 것입니다.
'좌식 행동'이 뭐길래
전문가들은 '좌식 행동(Sedentary Behavior)'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깨어있는 상태에서 앉거나 누우며 에너지 소비가 1.5 METs 이하인 모든 활동
(Sedentary Behaviour Research Network, 2017).
쉽게 말하면, 앉아서 컴퓨터 하기, TV 보기, 차 운전하기가 모두 여기 해당됩니다.

이 그림에서 중요한 건 1.5 METs라는 경계선입니다. 단순히 서있기만 해도(2.0 METs) 좌식 행동에서 벗어납니다.
격렬한 운동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그냥 일어서면 됩니다.
중요한 건, 좌식 행동은 '운동 부족'과 다른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아침에 1시간 운동하고 나머지 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사람은?
운동을 꾸준히 해도 좌식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문제입니다.
MET는 신체 활동 강도를 나타내는 단위로, 조용히 앉아 있을 때를 1 MET로 기준 삼습니다.
1 MET = 안정 시 에너지 소모량 (체중 1kg당 시간당 약 1kcal)
활동별 MET 수치:
앉아서 TV 시청: 1 MET
천천히 걷기: 3 MET (3배 에너지 소모)
조깅: 7 MET (7배)
달리기: 10 MET (10배)
간단히 말해, "앉아있기 대비 몇 배의 에너지를 쓰는가"를 숫자로 표현한 것입니다.
2009년 발표된 캐나다 연구는 건강학계를 뒤흔들었습니다. 연구진은 17,000명을 12년간 추적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사람들은 가장 적게 앉는 사람들에 비해
조기 사망 위험이 50% 더 높았습니다(Katzmarzyk et al., 2009).
놀랄 만한 점은, 이 수치가 연령, 흡연, 그리고 운동량(즉, 운동을 했었다)까지 모두 고려한 후의 결과라는 점입니다.
다시 말해, 운동을 열심히 해도 장시간 앉아있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뜻입니다.
물론 운동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하지만 운동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과학이 말하는 진실입니다.

왼쪽 인체는 빨간색 박스로 좌식 생활의 악영향을 보여줍니다.
심폐 체력이 떨어지고, 식후 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며,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상승합니다.
염증 지표도 높아지고, 전체 체지방과 내장지방이 증가합니다. 근육량과 근력이 감소하고,
골밀도가 낮아지며, 혈관 기능도 나빠집니다.
오른쪽 인체는 녹색 박스로 활동 증가의 긍정적 효과를 나타냅니다. 뇌
혈류량이 증가하고, 심폐 체력이 향상되며 혈압이 감소합니다. 공복 혈당과 인슐린 농도가 낮아지고,
좋은 콜레스테롤(HDL)은 증가합니다. 체중과 체지방, 허리둘레가 줄어들고,
근육량과 근력이 증가하며, 혈관 기능이 개선됩니다.
앉아있기를 멈추고 움직이기 시작하면 신체 전체 시스템이 긍정적으로 변화합니다.
2020년 대규모 리뷰 연구는 좌식 생활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습니다:
심혈관 질환: 하루 10시간 이상 좌식 시 위험 크게 증가
당뇨병: 좌식 시간 증가와 비례해서 발병 위험 상승
대장암: 24% 증가
자궁내막암: 32% 증가
TV 6시간 이상 시청: 사망 위험 거의 2배
특히 TV 시청이 위험한 이유는 완전히 수동적인 자세, 간식 섭취, 연속된 긴 시간,
늦은 시청으로 인한 수면 방해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30분, 마법의 숫자
그렇다면 해법은 무엇일까요?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답이 있습니다.
30분마다 일어서라.
같은 8시간을 앉아있어도, 연속으로 8시간 앉는 것과 30분마다 일어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30분마다 2-3분씩 움직인 사람들은:
허리둘레 3.1cm 감소
혈압 2-3mmHg 하락
당뇨 환자의 경우 혈압이 최대 16mmHg까지 떨어짐
더 흥미로운 건 이것입니다.
하루 30분의 좌식 시간을 가벼운 활동으로 대체하면 사망률이 14% 감소합니다.
중강도 활동으로 대체하면?
45%나 감소합니다(Patterson et al., 2018).
30분. 게임 한 판, 드라마 반 편 분량입니다. 이걸 걷기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건강이 달라집니다.
운동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됩니다. 운동이 소용없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운동과 '덜 앉기'는 둘 다 필요하다는 게 핵심입니다.
실제로 하루 60-75분 중강도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있어도 사망률 증가가 없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Ekelund et al., 2016).
하지만 현실을 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하루에 60분씩 운동할 시간도, 의지도, 체력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 앉는 시간을 줄이는 게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입니다.
여러분들에게 묻습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뭐라고 말합니까?
"주 3회 헬스장 오세요", "30분 유산소, 30분 웨이트",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해보세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습니다.
클라이언트가 헬스장에 오는 시간은 하루에 고작 1시간입니다.
나머지 23시간은? 우리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 시간이, 실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몇 시에 운동 올 수 있어요?" → "하루에 얼마나 앉아계세요?"
"일주일에 몇 번 올 수 있어요?" → "업무 중에 얼마나 자주 일어나세요?"
"목표 체중이 어떻게 되세요?" → "TV를 하루에 몇 시간 보세요?"
실전 처방: F.I.T.T. 2.0
운동 처방의 기본인 F.I.T.T. 원칙을 '앉지 않기'에 적용해보겠습니다.
Frequency (빈도): 30분마다 최소 1회
Intensity (강도): 서있기(최소) ~ 걷기(권장) ~ 계단(이상적)
Time (시간): 매회 2-5분, 총 좌식 시간 하루 10시간 미만
Type (유형): 스트레칭, 물 마시기, 화장실, 제자리 걷기
이걸 고객들에게 어떻게 말하면 될까요?
"30분마다 핸드폰 알람을 맞춰두세요.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서 2분만 걸으세요.
사무실 복도든, 집 안이든 상관없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심장병 위험이 30% 줄어듭니다."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하고,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직업별 실천 전략
사무직 경우:
1시간 회의 중 5분 휴식 요청하기
프린터를 멀리 두기
점심시간 10분 산책
재택근무 경우:
물병을 주방에만 두기
서서 일하는 시간 만들기
전화 통화는 서서 받기
고령 고객:
TV 리모컨 반대편에 두기
광고 시간에 일어서기
가벼운 가사 활동 늘리기
장시간 운전하는 경우:
2시간마다 휴게소에서 5분 걷기
목적지 도착 후 주차장에서 한 바퀴 돌기
의자병 시대의 처방전
좌식 생활을 '의자병'이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21세기의 새로운 흡연이라고도 합니다. 과장이 아닙니다.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편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 편함이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해결 방법은 복잡하지 않습니다:
하루 1시간 운동 + 23시간 좌식 → XXX
하루 30분 운동 + 자주 일어서기 → OK!!
운동을 포기하라는 게 아닙니다. 운동은 계속하되, 일상에서 더 자주 움직이라는 것입니다.
30분마다 일어서기. 전화는 서서 받기. TV 광고 때 스트레칭. 물 자주 마시기. 프린터 멀리 두기. 계단 이용하기.
이런 사소한 것들이 모여 고객의 건강이 달라 집니다.
여러분의 고객은 지금 이 순간 무얼 하고 있을까요? 아마도 대부분 앉아있을 것입니다.
건강관리 전문가로서, 우리의 역할은 그들이 헬스장에 있는 1시간만 관리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의 일상 23시간을 바꾸도록 돕는 것입니다.
움직임은 약입니다. 그 약은 하루에 한 번 많이 먹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게 낫습니다.
내일부터, 아니 오늘부터 고객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몇 번이나 일어섰어요?"
주요 참고 자료
Katzmarzyk PT et al., Med Sci Sports Exerc (2009) - 캐나다 17,000명 추적 연구
Patterson R et al., Eur J Epidemiol (2018) - 좌식 행동과 건강 메타분석
PMC7700832 (2020) - 좌식 생활의 건강 위험 종합 리뷰
Sedentary Behaviour Research Network (2017) - 좌식 행동 정의
한국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 (2018-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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