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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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Wellness
2025-12-04
그리고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다음과 같은 말도 자주 들어보셨을 거예요.
"병원 가도 이상 없대요." "여기저기 다녀봤는데 안 낫네요." "선생님, 이 통증 없앨 수 있죠?"
SNS를 보면 before / after 영상이나 사진,
신경학적인 이야기, 고객들의 간증과 같은 말들이 넘쳐나고 있어요.
제가 봐도 혹 할만한 내용들이 많습니다.

전통적인 의료 시스템은 심각한 문제를 찾아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골절, 조직 파손, 암, 신경계 손상 같은 'red flag'를 걸러내는 게 우선이죠.
그런데 이 시스템에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바로 '기능 저하로 인한 통증'입니다.
고관절 가동성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허리에 부담이 가서 허리 통증이 생기는 경우.
흉곽 움직임이 떨어져서 목이나 어깨가 아픈 경우.
발/발목의 기능이 떨어져서 무릎이 아픈 경우.
병원에서는 허리, 목, 무릎에는 ‘이상이 없다고 하고’
‘병원 치료로는 낫지 않는’ 사람들이
운동 전문가를 만나서 운동을 시작하고, 기능이 회복되면서 통증이 줄어듭니다.
그래서 오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 운동으로 모든 통증을 치료할 수 있구나."
"통증 없애드립니다"라고 자신하는 순간, 정말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를 놓칠 수 있어요.
실제로는 신경 손상인데 "운동으로 고쳐보자"
척추 골절 의심인데 "코어 강화하면 괜찮아질 거예요"
암성 통증인데 "자세가 문제네요"
이것은 단순히 효과가 없는 수준이 아닙니다.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통증 제거에 집착하면 이런 일이 벌어집니다:
"아프면 안 돼요" 하면서 운동 강도를 못 올립니다
당장의 통증 감소만 쫓다가 장기적 기능 향상을 놓칩니다
통증이 빨리 안 줄어들면 스스로 좌절합니다.
의료영역과 경쟁하려다 소모됩니다
그러다 진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고객마저 제대로 돕지 못하게 됩니다.

재활(Rehabilitation)은 통증을 없애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 기능'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혼자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가?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안전하게 집을 수 있는가?
장 볼 때 무거운 물건을 들 수 있는가?
손자를 안아 올릴 수 있는가?
취미 활동을 다시 할 수 있는가?
이것이 재활의 목표입니다.
일단 1차적인 통증이 해결된 이후 기능 회복을 최우선으로 하고,
조금 덜 심각한 통증은 관리하는 단계 입니다.
건강-의료 시스템을 순서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1단계 - 의료 영역
Red flag 배제 (골절, 신경 손상, 종양 등)
급성기 치료
진단과 의료적 처치
↓
2단계 - 재활 영역
기능과 움직임 회복
부수적 통증 관리 (이 과정에서 1단계로 돌아갈 수 있음)
일상 복귀 지원
재발 방지 교육
↓
3단계 - 운동 전문가의 영역 ✨
장기적 기능 관리
만성 질환(만성 통증 등) 운동 중재
체력 향상과 삶의 질 개선
개별화된 운동 프로그램
개인적으로는 2단계의 후반부터 3단계 전체가 (의료적 운동 전문가를 포함)
운동 전문가들이 진짜 강점을 발휘하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건강 관련 교육에서 'Scope of Practice(업무 범위)'를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경계를 명확히 하는 것은:
나를 보호하고
고객을 보호하며
직업 전체의 신뢰를 지킵니다
"통증을 다루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통증 치료를 최우선으로 삼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시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를 알아야 합니다
진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의뢰하기 위해서입니다
"얼마나 아픈가"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통증 점수 대신 기능 점수로 측정하라
개별화된 프로그램
장기적 관점의 점진적 부하
생활 속 움직임 패턴 개선
자가 관리 능력 향상
"통증 없애드립니다" (X) "일상 기능을 회복하면서 통증도 함께 관리해봅시다" (O)
솔직히 말하면, 만성적인 기능 저하를 가진 고객이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평생 건강 지출도 훨씬 큽니다.
당장의 급성 통증을 쫓아가기보다,
장기적으로 기능을 관리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파트너가 되는 것.
이것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이자, 진짜 전문성입니다.
통증 치료 보다는 (만성) 통증 관리, 통증 접근 전략이라는 개념이 필요합니다.
전문가란
진짜 전문가는 "뭐든 다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건 제가 잘할 수 있고, 이건 다른 전문가가 필요합니다"라고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통증은 워낙 다원적이고 복잡한 스펙트럼을 가집니다. 물론 운동전문가는 그 일부를 다룰 수 있고, 또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통증 치료 전문가가 되려 하기보다, 기능 회복과 장기 관리의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고객에게도, 우리 자신에게도, 그리고 이 직업 전체에도 가장 건강한 길입니다.
"재활은 통증을 없애는 게 아니라 '일상 기능'을 회복하는 거다."
이 한 문장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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